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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선도하는 경제 질서카테고리 없음 2025. 7. 28. 10:34
미국에서 유학하던 시절, ‘Golden triangle(골든 트라이앵글)’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ECE, 즉 영어 (English), 중국어(Chinese), 그리고 경제학 (Economics)를 공부하면, 적어도 굶어 죽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이었다.
그때만 해도 중국은 아직 슈퍼파워로 인정받지는 못하던 때였지만, 중국의 빠른 성장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었다. 두 나라를 잘 이해하고,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어쩌면 굉장히 막연한 조언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미래가 불안한 대학생에겐 굉장히 솔깃한 말이었다. 필자는 미국에서 유학 중이었기에 영어는 이미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고, 중국어를 일부러 추가하여 수업을 들었다. 2 학년 때에는 여름 내내 북경으로 날아가 중국어를 공부하기도 했다. 경제를 처음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렇듯 개인을 합리적인 기본 주체로 보는 미시, 거시 경제를 공부했다.
하지만 그래도 길은 보이지 않았다.
‘골든 트라이앵글’을 다 갖추었는데도, 세상에 이바지할 길이 보이지 않았다. 이미 세상은 ‘골든 스퀘어’로 바뀌어 버렸기 때문이었다.
나 하나만 잘 공부하면 성공하는 ‘골든 트라이앵글’의 시대는 저물었고, 내 주변까지 생각해야 멀리갈 수 있는, ‘골든 스퀘어의 세상’이 도래했던 것이다.
즉, ECE (영어, 중국어, 경제학)의 세상이 ESGS (환경, 사회, 지배구조, 스토리텔링)의 시대로 바뀌었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책에서 배운 ‘골든 트라이앵글’의 경제학은 이미 1700년대 국부론의 이론에 기초한 레 세페르(lasseiz-faire, 자유방임주의) 경제학이었다면, 2000년대의 세상을 움직이는 경제학은 이미 그 촛점이 개인에서 사회로, 성장 위주의 논리에서 지속가능성의 논리로 옮겨간 ‘골든 스퀘어’의 경제학이었다..
다시 말해, ‘나’만 잘하면 되고, ‘나’만의 이익을 추구하면 되는 경제학에서 ‘내’가 존재하려면, 내가 속한‘경제생태계’를 무너뜨려서는 안 된다는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경제학으로 그 패러다임이 넘어가고 있었다. 환경이 파괴되면 그 어떤 경제 발전도 의미가 없어지듯, 경제의 ‘환경’도 돌볼 수 있어야 경제 발전이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이 새로운 ‘골든 스퀘어’의 패러다임은 나에게 두 가지 시사점을 던져주었다.
첫째, 더 이상 대한민국이 세계의 후발주자(follower)가 아니라는 것이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1980년대 후반부터 ‘경제민주주의’라는 개념을 주장해왔다. 민주주의가 주권에 있어서 모든 국민이 같은 힘을 갖는다는 뜻이라면, 경제민주주의는 모든 경제 주체가 동등한 지위에 있어서, 원하지 않는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는 체계를 뜻한다.
경제민주주의가 무너지면 힘 있는 경제주체가 이익을 독차지하게 되고, ‘지속 가능한’ 경제발전이 불가능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개념은 정운찬 국무총리가 2010년 만들고, 초대 위원장을 맡은 ‘동반성장위원회’의 근거가 되었고, ‘지속 가능한’ 경제 발전의 모델이 되어주었다. 대한민국이 잊어가고 있는 공동체 의식이 경제에 필수적인 요소임을 일깨워준 패러다임 전환의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대한민국이 이 분야의 리더가 될 수 있는 기초를 다져주었다.
둘째, 훌륭한 스토리텔링의 필요다. 대한민국은 ‘동반성장’으로 ‘골든 스퀘어’시대의 ‘지속 가능한 경제’에 대해 논의를 앞서갈 채비를 마쳤다. 이제 대한민국 문화의 힘, 스토리텔링을 더해 전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일 도구를 만들 차례이다. 애덤 스미스가 ‘보이지 않는 손’으로 개인주의적인 경제 체계를 납득시켰다면, 대한민국이이끄는 ‘골든 스퀘어’의 경제, ESG의 경제를 우리의 스토리텔링으로 전 세계인에게 알릴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과, 그 필요를 느꼈다.